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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생각과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06화 몰래 웃은 순간들
Brunch

06화 몰래 웃은 순간들

짝짝짝 | 스타필드 내 토이킹덤 "정원아 일단 머릿속에 생각하고 다시 오자 응? 정원아 지금은 가고~~? 엄마 저기서 기다리는데? 엄마 보러 갈까? 엄마가 정원이 언제 오나 하고 있대. 그거 그거 아빠가 응, 다음에 꼭 사줄게. 지금은 일단 가자. 갈래? 갈까?"정원아... 아이는 쭈그려 앉아 장난감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콩순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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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화 바야흐로 키즈카페 르네상스
Brunch

05화 바야흐로 키즈카페 르네상스

방심하면 주먹 날아온다. | 2025년 10월, 45개월 이 즈음부터는 키즈카페에 가면 내가 일일이 쫓아다니지 않아도 친구와 구석구석 누비며 잘 놀게 되었다. 나는 거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 없이 같이 간 친구의 엄마와 앉아 떡볶이와 감자튀김 정도 시켜놓고 커피를 홀짝이며 몇 시간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야말로 키즈카페 르네상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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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화 자식의 자식 VS 부모의 부모
Brunch

05화 자식의 자식 VS 부모의 부모

불공정게임 | 키즈카페 키오스크존 하나만해하나만해하나만해! 다급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6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와 아이의 할아버지가 매대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아이는 매대 문을 열어 뽀로로 음료수를 하나 꺼내더니 하나 더, 몸을 구부리고 고개를 숙여 턱으로 음료수를 껴안고 더 들어갈 틈도 없어 보이는 작은 품 안에 꾸역꾸역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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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화 옮겨심기와 기지개
엄마 나이 다섯 살Brunch

04화 옮겨심기와 기지개

네 번째 생일 | 2026년 1월, 48개월 2023년 1월 20일,첫 번째 생일의 기록 2022년 1월 20일은 목요일이었다.나는 5층 입원실에 누워서한시라도 빨리 6층 신생아실에 있는 우쥬를 보러 가기 위해열심히 다리를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눕혔다 일으켰다 하며운동을 하고 있었다.남편이 면회시간에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찍어온 영상을하염없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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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화 봄마중
사소의 곁 Vol.2Brunch

04화 봄마중

보석이 여기 있다. | 2025년 2월 여수, 오동도 KTX로도 가는 데만 두 시간 사십여분이 걸리는 먼 곳, 여수에 왔다. 대한민국 최남단에 도착하니 갑자기 계절이 바뀌어 봄이 되어있는 듯하다. 서울보다 묵직한 공기 속에서 희미하게 젖은 흙과 연둣잎이 담긴 봄냄새가 났다. 날은 폭하고 바람도 살랑하니 많이 걷기에 딱 좋은 날이다. 엊저녁 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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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화 룸미러 속 날갯짓
엄마 나이 다섯 살Brunch

03화 룸미러 속 날갯짓

날면 되지! | 2025년 1월, 47개월 차를 타고 가던 중에 아이가 말했다. "엄마, 저기 봐! 새다! 새 봤어?" "그러네? 비둘기는 아니고.. 무슨 새지? 되게 크다." 나는 핸들을 크게 꺾어 우회전을 하며 흘끗, 날아가는 이름 모를 새를 봤다. 잿빛 하늘을 등지고 아파트 사이를 날갯짓도 않고 휘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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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화 정답 놀이
사소의 곁 Vol.2Brunch

03화 정답 놀이

갈까?는 질문이 아니야 | - 용산 아이파크 몰 레고 스토어 주말이라 사람들이 어마무시하게 많다. 주차하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려 겨우 들어왔는데 들어와서도 공기 반 사람 반이다. 몇 걸음 앞으로 가려는데도 인파에 밀려 맘 같지 않게 방향을 여러 번 틀어야 한다. 이 인구밀도 높은 곳에 내가 왜 와서 이 고생을 사서 하나 싶었지만 아이는 까치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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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화 내가 슥, 하면 너는 착! 
엄마 나이 다섯 살Brunch

02화 내가 슥, 하면 너는 착! 

다섯 살, 우리의 아침 | 2026년 1월, 47개월 부스럭 인기척에 잠에서 깬다. 내 왼쪽 겨드랑이에 머리를 파묻고 자던 아이가 부스스 일어나 앉았다. "엄마... 아침이야?" 나는 감은 눈으로 더듬더듬 머리맡에 있을 핸드폰을 찾았다. 한쪽 눈만 겨우 가늘게 떠서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8시 13분. "아니야, 태은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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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화 사람이 사나울 땐 이유가 있더라.
사소의 곁 Vol.2Brunch

02화 사람이 사나울 땐 이유가 있더라.

"뭐를 좀 먹여야지." | 2025년 12월, 서울랜드 내 민속식당 새해부터 영하 10도를 내려가는 날씨가 이어질 거라는 예보에 '그래, 오늘은 낮 최고기온 8도. 가려면 오늘 밖에 없다!' 비장한 마음으로 향한 서울랜드, 눈썰매장. 태은이 보다 열하루 일찍 태어난 친구 연우와 연우의 엄마 경희와 나, 아이 둘에 엄마 둘이 비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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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화 언제고 그리울 너와 나의 네 살
엄마 나이 다섯 살Brunch

01화 언제고 그리울 너와 나의 네 살

손잡고 가보자, 다섯 살 | 2025년, [엄마 나이 네 살]을 돌아보며. 과연 올해가 시작되며 우리의 일상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훈육]이 되겠다. 페이스북에 [과거의 오늘]이라는 기능을 통해 작년 요맘때의 사진과 내가 썼던 글을 보니 “너는 내가 믿는 모든 아름다움과 선함의 증거야.”라는 글귀가 있었다. 그 마음은 물론 지금도 변함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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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화 우동 한 포크
사소의 곁 Vol.2Brunch

01화 우동 한 포크

사랑은 그렇게 여러 모습으로 | 스타필드 잇토피아 존 저녁 8시경, 늦은 시간이지만 나와 일행의 아이들을 포함, 아직 여러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우리들 테이블 바로 옆에 6살즈음? 3살 즈음? 형제아이 둘과 그들의 어린 엄마, 그리고 젊어 뵈는 외할머니가 함께 와서 바리바리 가방이며 겨울외투 등을 늘어놓고 자리 잡는다. “밥 다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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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반가워요, 빵 사세요.
엄마 나이 네 살Brunch

30화 반가워요, 빵 사세요.

제발 천천히 커줘 | - 2025년 12월, 47개월 밥 먹는 동안 보라고 [Blippi]라는 영상을 틀어주었다. 그날은 블리피가 빵집에 간 에피소드를 보고 있었다. 나는 돌아다니며 수건을 개고 그릇들을 설거지 통에 담가두는 등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느라 분주했다. 아이는 혼자 밥을 잘 먹다가도 내가 곁을 지나가거나 하면 괜히 한 번씩 엉덩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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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뒷모습을 바라보는 뒷모습 
사소의 곁Brunch

30화 뒷모습을 바라보는 뒷모습 

허공을 흔들던 빈 손 | 2025년 12월, 아파트 내 지하주차장 묵직한 히터공기가 차 안을 감돌면 수면의 약이 눈꺼풀에 잔뜩 내려앉는 기분이다. 덕분에 돌아오는 내내 나도 아이와 함께 신나게 잠들었다가 속도가 느려지며 익숙한 덜컹임이 느껴져 눈을 뜨니 순간이동한 듯 눈에 익은 내 집 앞이었다. 지하주차장에 도착하니 저녁 7시 30분 경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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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북한산 에필로그] 까만 밤, 까만 방
엄마 나이 네 살Brunch

29화 [북한산 에필로그] 까만 밤, 까만 방

마음 다해 사랑해 | 2025년 11월, 46개월 엄마 다섯에 아이 여섯, 열한 명이 야심 차게 떠나온 북한산 생태탐방원으로의 여행. 산속의 밤은 일찍 찾아왔고 까만 숲 속에 위치한 우리들의 숙소 불빛은 밤늦도록 꺼지지 않았다. 평소에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만나는 친구들이라 아이들은 다 같이 내복 입고 왁왁 웃고 떠들며 노느라 더없이 행복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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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그녀의 사자후
사소의 곁Brunch

29화 그녀의 사자후

동지애가 끓어오른다. | 2025년 12월, 프리미엄 아웃렛 집에서 20분 거리에 프리미엄 아웃렛이 있어서 우리 가족은 시도 때도 없이 자주 찾곤 한다. 간단한 쇼핑 하기에도 부담 없고 식사도 다양한 옵션이 가능해서 괜히 그냥 집에 가기 아쉬운 날이면 만만하게 드나드는 곳이 되었다. 게다가 아웃렛 야외로 나오면 중앙에 제법 큰 놀이터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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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북한산 3편] 이제 고작 엄마 나이 네 살입니다.
엄마 나이 네 살Brunch

28화 [북한산 3편] 이제 고작 엄마 나이 네 살입니다.

Part 3_미운 네 살 못지않다. | 2025년 11월, 46개월 다시 생태탐방원 주차장으로 들어가서 차를 대고 P버튼을 눌렀다. 아이의 울부짖음은 잦아들었지만 긴장의 공기가 묵직하게 차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막막한 마음이 들었다. 화를 내 버릴까, 아니야 화 좀 그만 내고 싶다. 허심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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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내 삶에 더해진, 네 삶.
사소의 곁Brunch

28화 내 삶에 더해진, 네 삶.

없어지는 건, 없다. | 2024년 10월, 학동역 사거리 기업은행 카드 관련하여 은행에 갈 일이 생겼다. 전회사의 주거래 은행이 기업은행이었어서 나도 자연스럽게 기업은행에서 카드와 적금, 청약 등 상품을 들게 되었다. 결혼 전 다니던 회사 근처에 있는 학동역 사거리에 있는 지점, 친정 가는 길에 잠깐 들르는 걸로 해서 아이와 함께 은행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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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북한산 2편] 이제 고작 엄마 나이 네 살입니다.
엄마 나이 네 살Brunch

27화 [북한산 2편] 이제 고작 엄마 나이 네 살입니다.

Part 2_우리가 가장 괴로웠던 그 순간 | 2025년 11월, 46개월 태은이 입에서 "내가 유하를 깨물었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내 안의 아주 중요한 무언가 툭, 끊어지고 말았다. 화가 나고 속상하고 어이없고 무섭고 슬프고 여타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내 안에서 폭발하고 있었다. 그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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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파랑새처럼 날아든 평화
사소의 곁Brunch

27화 파랑새처럼 날아든 평화

...를 날려버린 기자님 | 스타필드 내 카메라 코너 아이랑 남편은 장난감 코너에 정신 팔려 있는 사이 나는 바로 옆 전자기기 코너로 홀연히 이동했다. 먼저 키보드가 즐비한 매대를 한 번씩 훑어본다. 각기 다른 키감을 자랑하는 다양한 키보드들을 타건 해볼 수 있는 기회를 토미카 앞에서 멍 때리다가 놓칠 순 없지! 키보드 하나하나 설레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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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북한산 1편] 이제 고작 엄마 나이 네 살입니다.
엄마 나이 네 살Brunch

26화 [북한산 1편] 이제 고작 엄마 나이 네 살입니다.

Part 1_믿음이 무너지던 날 | 2025년 11월, 46개월 46개월 연우와 엄마 경희 42개월 유하와 엄마 혜미 40개월 채아와 엄마 아름 40개월 규민 그리고 7살 규비 남매와 엄마 현아 그리고 46개월 태은이와 엄마 나까지 엄마 다섯에 아이 여섯으로 우리 11명은 북한산 생태탐방원으로 1박 2일간의 가을 여행을 떠났다. 산은 갈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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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육아고수 목격담
사소의 곁Brunch

26화 육아고수 목격담

완벽한 업무분장 | 2025년 11월, 스타필드 잇토피아 내 유아놀이방 이곳은 내가 아이와 즐겨 찾는 공간이다. 널찍하게 오픈되어 사방팔방으로 시야가 확보되면서 편안한 의자와 테이블에서 식사를 즐길 수도 있고 아이는 아이대로 뛰어놀 수 있으니 올 때마다 만족스러운 곳이다. 어른들이 식사하는 동안 아이들은 매트 깔린 유아공간에서 뛰어놀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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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내 아이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엄마 나이 네 살Brunch

25화 내 아이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야이야이야 | 2025년 8월, 42개월 42개월, 이 시기는 낮잠을 자는 아이, 더 이상 낮잠을 자지 않는 아이로 나뉘기 시작한다. 일정 시기가 오면 반드시 끊어내야 하는 것, 하지만 막상 아이 보다 부모가 더 끊기 어려워하는 것. 쪽쪽이가 그랬고 그다음은 기저귀였다, 그리고 지금은 [낮잠]이라는 강을 건너는 중이다. "쪽쪽이를 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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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어찌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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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 2023년 여름, 아파트 단지 내 모기인지 뭔지 날벌레떼가 극성이다. 엄지손톱만 한 크기에 새까만, 그런데 도통 정체를 알 수가 없다. 이렇게 생긴 벌레는 본 적이 없어서 뭐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는. 모기라기엔 좀 크고 두껍고 그렇다면 산모기인가? 그것도 아닌 거 같다. 단순 날벌레라기엔 날아다니는 모양새가 좀 더 위협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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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작은 가슴 가득 담긴 커다란 마음
엄마 나이 네 살Brunch

24화 작은 가슴 가득 담긴 커다란 마음

아이들에게서 배운다, 늘. | 2025년 11월, 45개월 누군가 "어떻게 아직 기관에 다니지 않는 45개월 남자아이와의 일상이 매일같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지?" 라고 물어온다면 나는 주저 없이 답할 것이다, "요일마다 함께하는 육아동지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매주 월요일은 트니트니를 통해 알게 된 친구들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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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사과가 제철인데
사소의 곁Brunch

24화 사과가 제철인데

덜익은 마음 | 2025년 11월, Kia360 기아자동차 전시*체험관 나의 아들은 대단한 자동차광이다. 어쩌면 그렇게나 자동차에 매료될 수 있는 걸까? 걷기도 전부터 촉촉한 두 손에 장난감 자동차를 한 대씩 쥐고 바퀴를 굴리며 바닥을 기어 다니던 일상이더니 어느 날은 엎드려서 바퀴가 굴러가는 모습만 무섭도록 관찰하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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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사랑의 넋 다운
엄마 나이 네 살Brunch

23화 사랑의 넋 다운

네 살, 정말 뭘까? | 2025년 9월, 43개월 정확히는 9월 13일의 일이다. 우리 가족은 다같이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일어나 해열시럽 같은 주황 햇살에 길어진 그림자가 일렁일 즈음 집 근처 아웃렛으로 향했다. 엄마: 저녁 되니까 시원하다! 오늘은 놀이터에서도 좀 놀자! 태은이: 어 좋아! 아빠! 나 그 미끄럼틀 타고 싶어! 그리고 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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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사소한 주접
사소의 곁Brunch

23화 사소한 주접

머쓱했지뭐야 | 2025년 9월, 헤어숍 지난 여름의 일이다. 머리가 길어 자를 때가 되었다. 보통은 남편이 아이를 보는 동안 짬을 내어 다녀오곤 했으나 그날은 평일이었고 그렇다고 그 주말에는 여행이 잡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아이와 둘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이가 분리불안이 심한 것도 전혀 아니고 기관에 다니고 있지는 않지만 나와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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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구강기와는 또 다른, [입질기]
엄마 나이 네 살Brunch

22화 구강기와는 또 다른, [입질기]

물리던 나날의 기록 | 이가 났으니 응당 물어야지. 2023년 8월, 19개월 잠들기까지 한참을 까불고 뒤척이며 노느라 힘 빼는 시간, 돌아누웠다가 엎드렸다가 돌연 앉더니 일어서서 방방 뛰고 그런 아이를 잡아 다시 눕히면 폭 안기는가 싶다가 이내 쏙 빠져나가 다시 몸을 일으키고 하느라 보내는 시간이 족히 30분은 지나야 졸린 눈을 부비고 하품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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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떠나고 싶을 때 꺼내보는 글 
사소의 곁Brunch

22화 떠나고 싶을 때 꺼내보는 글 

가공없이 그 순간의 기록 그대로. | 최근 1년 사이 다녀온, 처음 가 본 여행지들에 대한 단상을다시 들여다 봄. 2025년 4월 일본, 가나자와 가나자와의 첫인상은 정돈되고 정갈했다. 호텔 체크인을 할 때 응대해 주던 직원의 상냥한 표정과 말투, 무거운 짐을 한사코 들어 조심스레 넣어주시는 택시기사님의 성실한 친절, 오픈키친에서 가스 후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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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왜?
엄마 나이 네 살Brunch

21화 왜?

하나도 당연하지 않다. | 2024년 7월, 30개월 오후 두 시경, 낮잠 타임. 넓은 침대를 뒹굴뒹굴 굴러다니던 작은 인간이 구르고 구르다 내 오른 옆구리에 쏙 들어와서는 부비적부비적 눈이며 코며 얼굴을 마구 부벼댄다. '이제 졸린가 보다.. 곧 잠들겠군..' 아이가 잠들기까지 옆에 누워 곰 앞에서 죽은 척했던 우화 속 누군가처럼 꼼짝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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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작은 인간이 아프면
사소의 곁Brunch

21화 작은 인간이 아프면

큰 인간은 고장이 난다. | 2025년 10월, 서울의 한 소아과 열려있는 유리 자동문을 통해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짤따란 소파가 있고 왼쪽으로는 아이의 키와 몸무게를 재고 네뷸라이저를 하는 공간, 어른 걸음으로 세 걸음 정도 성큼 걸으면 바로 정면에 접수대가 있다. 8평 남짓되려나, 작은 공간. 접수대 바로 앞에까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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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헌 계절의 문턱,
엄마 나이 네 살Brunch

20화 헌 계절의 문턱,

새 계절의 앞에서 돌아보는. | 2025년 5월, 39개월 여름이라 불려도 괜찮을 만한 계절이 온 것 같다. 이 계절이면 물을 워낙 좋아하는 아이라서 계곡으로, 수영장, 호텔로 물놀이를 많이 하러 다니곤 하는데 올해부터는 바닥 분수에서 조금 놀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전에 하도 뉴스에서 바닥 분수 수질에 대한 안 좋은 얘기가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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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귀여운 고양이형제
사소의 곁Brunch

20화 귀여운 고양이형제

엘리베이터 일상 | 아파트 엘리베이터 29층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엘리베이터는 1대뿐이다. 속도도 빠르고 순환도 잘 되어 평소 불편함을 거의 못 느끼고 살다가 오늘처럼 층마다 서는 경우가 있다. 11층.. 17층.. 25층.. 올라오는 내내 몇 초 못가 멈추기를 반복하더니 28층까지 올라가고 나서야 다시 내려온다. 드디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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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한우같은 내 마음
엄마 나이 네 살Brunch

19화 한우같은 내 마음

뿌듯함과 미안함의 마블링 | 2025년 8월, 42개월 어김없이 외출 전 결국 아이를 혼내게 된다. 아니, 혼낸다 가 아니라 화낸다, 가 맞을지도. 필요한 훈육이라 생각해서 행하지만 늘 '지금 이게 맞나' 하는 고민이 혼재한다. 나의 감정을 섞어 쏟고 있진 않나- 하는 자문에 늘 자신 없으니 육아란 그래서 어렵다. '밥 먹자' 가 '밥 먹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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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공항 단상
사소의 곁Brunch

19화 공항 단상

그 남자는 복어를 닮았다. | 김포공항, 체크인 대기 줄 어느 곳이나 그렇지만 특히 공항에서는 다양한 군상의 사람들을 보게 된다. 만원인 지하철 속, 문이 열리는데 내리지도 않을 거면서 굳이 굳이 문 앞에 서서는 내렸다 타기는커녕 조금 비켜주지도 않는 사람. 엘리베이터가 도착도 전부터 움찔움찔 밀기부터 하는 사람. 무빙벨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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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너의 마음이 내 것처럼 알아질 때가 있어
엄마 나이 네 살Brunch

18화 너의 마음이 내 것처럼 알아질 때가 있어

나도 그런 아이였으니까 | 25년 9월, 44개월 런던 여행 중, 호텔에서 5일 머물고 숙소를 옮겨 근교 영국식 가정집 같은 비앤비로 왔다. 처음 들어와 보는 영국의 전형적인 집 구조가 신기한지 구석구석 살펴보던 아이가 커다란 트레이에 담긴 초콜릿과 캐러멜을 발견하곤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주황노랑파랑초록 알록달록 포장지에 싸여 한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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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사소의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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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사소의 토막

토막 난 순간들 | 이마트 4층 전자기기 코너밥솥과 커피머신이 양 옆으로 즐비한 한 섹션에서 어머님 직원 세 분께서 두런두런 휴식 겸 얘기를 나누고 계셨다.토다다다 달려가는 태은이를 보시고는 아유 이쁘다 하시더니 애기 귤 줘도 돼요? 물어봐 주신다.아이와 다닐 때면 어르신들께서 먹이지도 못할 알사탕이며 젤리며 작은 손에 쥐어주시면 감사하면서도 난감할 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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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엄마 미워!"
엄마 나이 네 살Brunch

17화 "엄마 미워!"

낚이지 말지어다. | 2025년 3월, 37개월 "엄마 미워!" 이 즈음의 아이는 이 말을 왕왕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마음이 영원히 생생하다. 정말로 미워서 한 말은 아니라는 것, [밉다]라는 감정에서 비롯한 말은 아닐 거라는 것은 알지만, 하지만. 아이가 이 말을 처음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뱉었던 순간,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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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씻기는 것, 씻기지 않는 것
사소의 곁Brunch

17화 씻기는 것, 씻기지 않는 것

물을 잠가도 | 경기도 의왕의 한 농장체험 비닐하우스 등이 배기도록 실컷 늦잠을 자고 일어난 일요일이었다. 언젠가 남편이 내게 요즘 소원이 뭐냐 묻길래 [한 열일곱 시간쯤 자버리기]라고 대답한 적이 있는데 그 후부터 남편은 나의 늦잠을 자신의 사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부스스 거실로 나와 시계를 보니 오전 11시 30분, 대충 냉동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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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거울아 거울아
엄마 나이 네 살Brunch

16화 거울아 거울아

나는 어떤 엄마니 | 2025년 8월, 43개월 식탁에 앉아 화장하는 일상, 그마저도 그냥 비비크림 정도지만. 화장을 하려고 거울을 보는데 너무 더러웠다. 마른 휴지를 한 장 뽑아 거울을 닦았다. 허어어 입김을 내어 뽀득뽀득 닦아주면 금세 깨끗해지는데 몰랐던 주근깨며 자란 눈썹올이 다 보일 정도, 시력이 좋아진 게 아닐까 착각이 든다. '어휴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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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엄마의 딸
사소의 곁Brunch

16화 엄마의 딸

딸의 엄마 | 롯데 아웃렛, 야외 정원 저녁 8시 30분경, 아웃렛 클로징 시간이 30분 정도 남았다. 놀이터 곳곳에서 "가자~" 소리가 튀어 오른다. 아쉬운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철봉에 매달려 몸을 축 늘어트리거나 한 번이라도 더 뛰려고 무릎이 가슴팍에 닿도록 맹렬하게 마지막 트램펄린을 구르고 있다. "어디 있어? 이제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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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체온이 2℃ 오르자_Part 2
엄마 나이 네 살Brunch

15화 체온이 2℃ 오르자_Part 2

일상이 2° 기운다 | 2025년 8월, 43개월 "어서 오세요~" 숏컷스타일의 헤어가 경쾌한 선생님, 환하게 웃으시며 자리를 권하신다. 나의 증상에 대해 물으시며 시선은 화면에 고정하신 채 열손가락을 바쁘게 타이핑하셨다. 환자는 의사가 성심을 다해 진료해 주는 것만으로 황송해진다. "힘들게 오셨으니까 수액 맞고 가시죠,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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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애들은 놔두면 알아서 커~"
사소의 곁Brunch

15화 "애들은 놔두면 알아서 커~"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 된다니까!" | 2023년 4월, 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 "꽃이 언제 피는지 그딴 게 뭐가 중요한데" 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나는 이 노래가 그렇게 좋더라. 특유의 나른하면서도 쨍한 느낌으로 쏘아붙이는 권정열의 목소리, 그리고 찌질할 정도로 날 것을 담아낸 가사. 과연 나도 그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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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체온이 2℃ 오르자_Part 1
엄마 나이 네 살Brunch

14화 체온이 2℃ 오르자_Part 1

일상이 2° 기운다 | 2025년 8월, 43개월 아이와 짧은 낮잠을 자고 깬 순간 바로 알았다, '어, 이 느낌...' 코 끝이 찡찡하고 목젖이 간질간질, 목구멍에 맺힌 숨이 뜨끈하고 미간부터 정수리가 묵직한 이 느낌. 섬광처럼 번쩍이는 불안함에 급한 대로 애드빌을 찾아 두 알 털어 넣었다. 약 15분 뒤 약한 식은땀과 함께 금세 몸이 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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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승객인데요, 관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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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승객인데요, 관객입니다.

강남 - 과천 방면, 지선 버스 안 버스는 덜컹이며 경쾌하게 달려 양재꽃시장에 다다랐다. 무슨 음악을 들을지 한참 고민하며 플레이리스트를 뒤적이던 차에 이어폰을 뚫고 들어오는 웬 아이의 웃음소리, 소리가 얌체공처럼 버스 안에 마구 튕기는듯한 “히잏히잏히이잏!” 네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삐삐머리에 앞머리는 일자를 해갖고는, 의기양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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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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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응."

너의 성숙을 평가하기보다나의 미숙을 돌아봐야 할 일너의 성장을 기대하기보다나의 멈춤을 경계해야 할 일 2025년 8월, 43개월 전날 마루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등이 너무 결려 숨이 턱턱 막힐 지경, 결국 마루로 나와 소파에 쿠션을 겹겹이 쌓아 놓고 반쯤 기대도 보고 등 뒤로 쿠션 요새를 빙 둘러 누워도 보고... 어떻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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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아이는 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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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아이는 진자

나는 축 | 2025년 8월, 동네 공원 평범한 목요일, 낮잠을 자고 일어난 아이는 무료하다. "우리 오랜만에 공원 갈까?" 나의 제안에 두 남자가 들썩인다. 남편은 얼른 재택근무를 마무리하고 나와 어질러진 부엌을 정리하고 아이는 공원에 가져갈 자동차들을 엄선하기 시작한다. 구름이 선명한 선홍빛을 머금었을 즈음 공원 주차장에 도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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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그래서, 그래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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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그래서, 그래도, 그리고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 2025년 8월, 42개월 나는 건조기에서 막 꺼낸 따뜻한 빨래더미를 산처럼 쌓아두고 바닥에 철푸덕 앉아 하나하나 개기 시작한다. 소파 위를 아슬아슬하게 뛰어다니며 유튜브를 보던 아이가 빨래 개는 엄마를 발견하고는 작은 악당처럼 웃으며 살살 걸어와 수영장으로 뛰어들듯 풀썩, 드러누워 빨래들을 마구 흐트러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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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유아방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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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유아방 드라마

같이 재미있어야 장난 | 2024년 크리스마스 동지가 막 지난 12월의 차가운 하늘, 그 퍼런 속으로 뜨거운 태양이 노란빛을 뿜으며 지고 있다. 한 겨울의 해 질 녘이란 묘하다. 마치 길이 잘 들은 메탈 같은 느낌. 저녁 5시 미사시간을 맞추려 부랴부랴 아빠 손 잡고 가던 아이를 번쩍 들어 올려 남편에게 목마 태우고 뒷모습을 찍었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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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그 뒷모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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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그 뒷모습만

보게 될 날이 오더라도 | 2023년 4월, 14개월 고마운 봄비가 내리는 오후, 한낮의 시간인데 밖은 컴컴하다. 이런 날은 기분이 이상하다,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도 토독토독 크게 들리고. 학생일 때 특히 더 그랬다. 밝아야 할 시간이 이렇게 컴컴하면 뭔가 두근거려서 1 분단 맨 뒷자리에 앉아 턱 괴고 창 밖을 하염없이 보곤 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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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양보하자고 할 거 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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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양보하자고 할 거 였으면

끝까지 상종했어야 했다. | 집 앞 공원 내 모래 놀이터 아이가 17개월쯤 됐을 때의 일이다. 전 날 무리한 일정이기도 했고 날도 제법 더워져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공원으로 가벼운 나들이를 나갔다. 5월 말의 태양이 제법 뜨거웠다. 모래를 보자마자 태은이는 유아차에서 내려달라며 팔을 뻗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난리다. 얼마 전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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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떳떳한 줄 알았던 뻔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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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떳떳한 줄 알았던 뻔뻔함

2024년 12월, 35개월 분명 별것도 아니었을 텐데 그 별것 아닌 걸로 잠들기 전 남편과 작은 갈등이 있었다. 돌아보니 역시 그랬다, 그날 밤, 뭐 때문에 갈등이 일었던 건지 기억조차 나질 않는 걸 보니. 모든 갈등은 아주 별것 아닌 걸로부터 시작하므로 별것 아닌 것을 가볍게 여길 일은 아니다. 사실은 너무나 [별것]인 거다. 그리고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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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한쪽 봉우리가 더 높은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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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한쪽 봉우리가 더 높은 하트

너희는 모르길 | 키즈카페, 유아 클라이밍존 "잠시 안내말씀 드립니다. 곧 클라이밍존이 오픈됩니다.클라이밍을 원하시는 아이는 부모님과 함께 클라이밍존으로 오세요." "클라이밍 한다! 우리도 가볼까?" "어 좋아!" 명랑한 한마디에 나는 태은이의 손을 잡고 냅다 뛰었다. 우리 앞으로 두 명이 벌써 장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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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화 아이의 언어는 시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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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화 아이의 언어는 시가 되고

나를 키워내는 시집이 되고 | 가슴 철렁한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는 그야말로 희귀한 시간 속, 사라질세라 잡아두고 싶었던 다급하고 애틋한 기록들. 27개월 한창 손가락에 빠져있을 때였다. 손가락으로 개수도 세고, 어딘가를 가리키기도 하고, 각각 의미도 있다는 걸 알아가며 손가락 갖고 쫑알대던 일상 … 엄지! 이거는! … 최고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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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화 미워(美WAR)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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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화 미워(美WAR)하자

2023년 9월, 우리 집 거실 한문철티비를 보던 중, 1차선 국도에서 역방향으로 추월하다 반대편에서 오던 차랑 박은 차량이 나왔다. 앞지르기가 안 되는 상황이지만 굳이 앞지르고 싶어 하는, 누구나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안달이와 복달이. 평소에도 제일 위험하다 생각하고 싫어하는 운전 스타일인 데다가 마침 남편이 한 번 그런 적이 있었던 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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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화 평화로운 장면 속, 익숙한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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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화 평화로운 장면 속, 익숙한 언어

2025년 1월 베트남 푸꾸옥, 어느 리조트 여행 3일 차, 매일 객실 내 프라이빗 풀에서만 놀다가 오늘은 야외 키즈풀에 한 번 가보자, 해서 나선 날. 생각보다 사람이 없다, 삼삼오오 세네 가족 정도. 프라이빗풀은 어른 가슴께까지 물이 차있어서 늘상 아빠 등에 매달려 놀았는데 널찍한 야외풀은 60cm 정도 깊이의 키즈존이 있어 9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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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화 다시 너를 배고프게 해야겠어!
엄마 나이 네 살Brunch

08화 다시 너를 배고프게 해야겠어!

2024년 8월, 30개월 식습관 교육 기간, 흔히들 말하는 [밥태기]가 왔다. 잘 먹던 밥을 거부하고 식사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하이체어를 오르락내리락 산만해진다. 숟갈로 잘만 푸던 밥을 손으로 한 움큼 집더니 그대로 촉감놀이를 시전 하질 않나.. 오랜만에 팬트리 깊숙한 곳에서 [횟집비닐]을 다시 꺼내 깔고 만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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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화 스포일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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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화 스포일러를 보았다.

우리는 다른 미래로 간다 | 고깃집 옆테이블 아직 본격 여름이 시작되지 않은 선선한 날이었다. 우리 세 가족은 저녁공기 쐬며 살랑살랑 걸을 겸 집에서 가까운 고깃집을 찾았다. 10분 남짓 걸리는 거리가 아이와 함께 걷다 보니 20분도 넘어갔지만 보도블록 선을 밟지 않으려 깡충 뛰다가 풀밭에 들어가 "왕개미야!" 고래고래 외쳐대다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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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화 즐거움을 얌냠 먹고 이렇게나 자란다.
엄마 나이 네 살Brunch

07화 즐거움을 얌냠 먹고 이렇게나 자란다.

2025년 6월, 41개월 아이와 나의 하루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나는 운전을 하며 룸미러로 아이를 보고 아이는 카시트에 앉아 내 뒤통수를 보며 쫑알대는 시간이다. 짧게는 2~30분, 길게는 왕복 3시간까지도 군말 없이 차를 잘 타주는 덕에 나는 월평균 1000km를 뛰는 드라이버가 되었다. 차를 타고 이동 간에 아이와 대화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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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화 우는 아이를 예뻐라 바라볼 수 있는 저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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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화 우는 아이를 예뻐라 바라볼 수 있는 저 여유

이케아, 식당 옆자리 하이체어에 회장님처럼 앉아있는 돌 아기와 나란히 앉은 아빠, 맞은편에는 엄마 그리고 동행으로 묵직한 기저귀가방이 놓여있다. 아빠가 엄마보다 조금 어려 보이는 느낌, 진작 식사를 마친 아빠의 식판엔 수저가 아무렇게나 놓인 지 한참 된듯했고 아이 이유식을 따로 담아 온 락앤락 통도 제법 비워져 있다. 엄마만이 여즉 남은 식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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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화 엄마! 백십 열 개나 나를 사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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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화 엄마! 백십 열 개나 나를 사랑하지!"

2025년 7월, 41개월 아이가 태어난 후 우리 부부에게는 새로운 일상이 하나 생겼는데 바로 매일 밤 9시경 양가 부모님께 영상통화를 드리는 것이다. 이렇게 예쁜 손주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그 변화를 느낄 새 없이 촘촘하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일상, 그리고 따뜻한 우유+목욕과 더불어 [잠 연관 루틴]의 마지막 조각이 되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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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화 이거 만지면 안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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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화 이거 만지면 안되거든?

하지만 너도 만졌잖아..? | 현대모터 스튜디오 내 작은 카페 햇살은 뜨뜻한데 바람은 차갑고 공기는 바삭한, 5월 말이 선사하는 희귀하고 귀한 날이었다. 테이크아웃 카페, 계산대 앞에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자매와 스타일 좋은 젊은 할머니가 메뉴를 올려보고 있다. 그리고 나만큼이나 그들이 궁금해 보이는 직원, '지금 주문한다는 건가, 아니면 그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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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화 자랑스럽되 자랑삼지 않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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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화 자랑스럽되 자랑삼지 않듯

2025년 5월, 40개월 아이와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압도적으로 "아직 원에 안 다니나 봐요?"이다. 열에 대여섯은 '왜...?'가 생략된듯한 의아함이 얼굴에 담겨있다. 서넛은 '아이고...' 하는 거 같은 연민 내지는 응원이 전해지고 한둘은 '대단하시다!'라며 신기함과 부러움이 공존하는 느낌을 준다.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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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화 "뭐가 나오든지 간에, 울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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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화 "뭐가 나오든지 간에, 울면 안 돼."

2023년 8월, 이마트 3층 장난감 섹션 아이 20개월 경의 기록, 저 시기에는 아이와 단 둘이 보내는 날이 많았다. 기관에 다니기 전 나와 좀 더 시간을 많이 보내며 공원에서도 뛰어놀고 계곡놀이도 갈 참이었지만 8월의 더위란 매미울음소리만큼이나 무자비한 것이었다. 결국 나는 아이를 데리고 자주 집 근처 이마트에 가서 4층 전자기기코너부터 3층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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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화 어쩌자고 그렇게까지 화가 나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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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화 어쩌자고 그렇게까지 화가 나버린 걸까

2024년 10월, 33개월 아이가 태어난 이후 가장 크고 격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화를 쏟아부었다. 트니트니 끝나고 기분 좋게 키즈카페 가서 잘 놀았다,라고 그렇게 마무리할 수 있을 시간이었는데.. 어쩌자고 그렇게까지 화가 나버린 걸까, 나는. 몇 번 아이에게 "오늘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오늘 너무 멋대로네?" 하긴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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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화 그늘없는 31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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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화 그늘없는 31도

오늘부터 여름 | 31도 여름날, 아파트 단지 봄*가을이 없어지고 있다 겨울인가 하면 여름이다 사계절은 옛말이다 라고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올해는 특히 봄이 길었고 여름이 더디 오고 있다는 생각이다. 반 팔 입어도 괜찮고 긴 팔 입어도 괜찮으면 아직 여름이 아닌 것이다. 에어컨을 틀지 않고 창문만 열어놔도 살만하면 아직 여름이 아닌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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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화 내 아이가 특별하다는 건 부모로서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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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화 내 아이가 특별하다는 건 부모로서 어쩌면...

2024년 7월, 30개월 엊저녁부터 열이 나기 시작한 아이는 해열제를 먹어도 그때뿐, 새벽녘까지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뒤척였고 이마며 목 뒤며 무릎 뒤며.. 어둠 속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더듬더듬 만져보는 아이 몸이 구석구석 전부 불덩이 같았다. 아이의 얼굴을 얼굴로 더듬으며 쓸어보고 문대봐도 입술에 와닿는 그 뜨끈함에 덜컥 겁이 났다. 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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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화 그 얄궂은 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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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화 그 얄궂은 시소

아웃렛 실내 정원 내 분수대 앞. '저 엄마는 아이랑 둘이 왔나 보다.' 혼자서 아이 데리고 이런 데 오는 거 쉽지 않은데 대단하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분수대 앞 돌벤치에 앉고는 유모차가 자신을 마주 보게끔 끌어당기는 젊은 엄마였다. 반은 눕듯이 기대어 앉은 아이의 다리가 유모차 밖으로 삐져나와 있다. “왜 이래 오늘 정말?” 평화로운 장면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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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화 희미한, 그러나 너무도 또렷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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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화 희미한, 그러나 너무도 또렷한.

맨 처음 두 줄을 확인한 순간. | 2020년 5월 11일 화요일 오전 6시 35분. 오늘을 얼마나 기다려왔던지. 배란 후 2주일이 지난 시점, 이제 비로소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날이 되었다. = 임테기를 사용해도 될만한 시점이 되었다!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는 게 이렇게 쉬운 일일 줄이야. 바스락대는 거위털 이불을 살살 걷으며 일어나 설레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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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화 그녀가 그려낸 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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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화 그녀가 그려낸 반원

스타필드 잇토피아 키즈존 아이용 숟가락에 한입 쌀밥에 반찬을 얹어 오른손에 들고 왼손으로는 그 숟가락을 받친 모양새로 서있는 누군가의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아이들이 모여 놀고 있는 키즈존을 하염없이 둘러보고 있다. 바쁜 눈동자, 불안한가 싶었는데 화가 난 것도 같은 눈빛으로 아이를 찾는듯한. 회갈색에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통자 원피스를 입고 있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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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화 엄마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맞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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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화 엄마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맞는 거 같아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너는 하늘 아래 햇살 맞으며 흙을 박차고 뛰다 넘어지면 또 탁탁 털고 일어나고 쭈그리고 앉아 기어가는 개미를 한참 관찰하고 노랑빨강 낙엽을 양 손에 쥐고 흔들며 노래하고 땅에 떨어진 이름 모를 열매를 몰래 입에도 넣었다 빼보고 두 손으로 흙을 마구 파내 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떨어지는 감촉을 느껴보고 등을 데우는 햇볕이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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